“우리 고향은 경북 경산이야. 거기서 아버지가 막내로 늦둥이로 태어났어. 우리 아버지가 아홉 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그래서 영천 하양 등에서 나무장사 하셨어. 자산이 쫌 있었는데 노름으로 탕진하고 아버지가 한 50대 정도 되어서 조모님 모시고 이곳에 들어왔어. 본천부에서도 한참 더 올라가는 곳, 한 25리 정도 될 꺼야. 그 높은 산, 거서 태어나가 다섯 여섯 살 때 두 집...
“요 넘어 마을에 이사와가 초등학교는 거서 다녔지. 내가 열일곱 살 때 초등학교 졸업했어. 나이 나보다 더 많은 사람도 학교 다니고 그랬지. 우리는 학교 다니면서도 집에 소도 먹이고 농사짓고 하다 보니 학교 공부는 뒷전이었어. 지게지고 소풀부터 비놓고 학교가고 학교 다녀와서는 산에 가 나무하고……. 어릴 적 형편이 말이 아니었어. 봄 때에는 나물을 뜯어가지고 옥수수랑 섞어가 죽을...
“어른들은 농사짓고 어업하고 했지만, 나는 안 그랬어요. 나는 학교 졸업이후 열일곱 살 먹어가 3월25일 천부초등학교 나왔는기라. 열일곱 살 묵은 넘이 3월 졸업해가 4월에 도망갔지. 왜놈시대에 일제초등학교 나와가 그길로 아버지 지갑에 돈 5원을 훔치가 저마 도망을 갔부맀다. 이북으로 갔지. 삼척 저 내려가. 그때는 모르는 기라. 학교 댕길 적에 지도책이 있거든. 5학년에 지리를...
“원산서 배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배웠어. 거서 내가 기술을 배웠는 기라. 훈련도 받고 도면치는 것도 배우고 학과 공부도 하고. 그러다 해방 되던 해에 3월에 해군에 지원을 하라 하더라고. 그래서 부모도 못 보겠다, 싶어 사장에게 간다는 말도 안 하고 울릉도로 도망 왔지. 그러다 해방 되고 포항 나가가 거서 공장 다니다가, 지금 일 하다가, 여 뭐 또 돈벌이가 좋다 해서 다시 들어...
“여 들어와가 내 손으로 배 많이 지었어요. 내 기술이 일류 기술이라. 울릉도에서 배를 지어도 학술적으로 배운 내 기술을 이길 사람이 없는 기라. 천부의 아무 거시기다 하면 여 다 알아요. 내가 그때 스물두 살 때인 기라. 새파란 젊은 놈이 그러이 놀라는 기라. 내가 들어왔을 때 다른 울릉도에 배 기술자들이 있었지만, 다 초짜배기들이지. 그 사람들은 3척을 지어도 다 다른 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