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울릉문화대전 > 울릉의 마을 이야기 > 저동마을 > 동해안 어업전진기지가 되기까지 > 저동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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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동의 수협공판장에서 아주머니들이 이면수를 손질하고 있다. 지난 저녁에 그물을 펼쳤다가 새벽에 바다로 나가 거둬들인 것들이다. 칼로 할복을 하고 내장을 꺼내고 그 다음 머리부터 꼬리까지 반으로 쪼개어 펴면 일차적인 손질은 끝난다. 한 마리 손질에 10여 초 남짓. “갈매기랑 한번 놀아볼래요? 내가 갈매기를 불러 줄까요?” 아주머니는 손질하던 이면수의 내장을 시멘트 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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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8일 아침, 저동항에 2007년 첫 꽁치가 선을 보였다. ‘저동에 꽁치가 나왔다’는 소식은 이른 아침 울릉의 관문인 도동에도 금방 알려지게 된다. 새로운 소식의 전파 속도는 정말 빠르다. 울릉도의 새 소식을 전하는 매체는 다름 아닌, 택시 운전수였다. 비늘하나 다치지 않은 햇물꽁치. 손으로 잡기에 손꽁치라고도 한다. 손꽁치가 들어온 저동항의 아침은 은빛 꽁치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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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를 물회로 먹는 고장은 거의 없다. 울릉도 꽁치는 청정 해역에서 자라는데다가 손으로 잡기 때문에, 꽁치를 물회로 즐길 수 있다. 손질한 생물꽁치를 바로 냉동실에 넣어 하루 이상 냉동시켰다가 물회로 해 먹는데, 처음 꽁치물회를 먹는 사람은 적응이 잘 안 되어 설사가 날 수 있다고도 한다. “처음 꽁치물회를 먹는 사람은 아다리가 잘 돼요. 특히, 배를 타는 날이면(출도를 하는날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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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가 들어왔다는 소식이 저동에 언제 퍼졌는지, 사람들이 몰려들고, 흥정이 이루어진다. 우리한테 팔 여유가 있느냐, 내일 또 들어오느냐, 우리 집에 두 두름 손질해 달라는 등 마치 번개시장이 열린 셈이다. “이때쯤부터 꽁치가 들어오면, 집집마다 냉동실에는 꽁치를 재어놓고 지내요. 입맛이 없을 때, 꽁치를 꺼내 깨끗하게 씻어 물회로 먹으면, 이것보다 맛난 것은 없지요. 입맛을 되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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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초순, 출어를 하루 앞둔 문어잡이배를 만날 수 있었다. 동성호의 선주이자 선장은 저동항에 정박한 채, 문어를 잡기 위한 어구를 손질하고 있었다. “요즈음 독도 근해에 문어가 조금 나와요. 그래서 내일 새벽에 출항해서 2, 3일 정도 문얼 잡아볼 생각입니다.” 어구는 일일이 직접 손질한다. “많이 잡혀야 하는데……. 놀면 뭘 합니까?”라며, 옆의 동료에게 문어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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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동항 의 수협공판장에서 내수전 쪽으로 약 200m 남짓한 거리에 동해해양경찰서 소속의 울릉파출소가 위치해 있다. 2개의 반원이 상하로 마주보며 만들어진 적벽돌 건물로 육지에서 보는 파출소와는 사뭇 차이가 난다. ‘국민과 함께, 바다와 함께’라는 슬로건의 해양경찰은 육지경찰과는 달리, 해양수산부의 관할이라 한다. “도동항에서는 주로 여객선이 드나들 때, 안전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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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동항 의 울릉도 해양경찰 파출소 옆에는 선박출입항 관리사무소가 있다. 동해해양경찰서 울릉파출소의 소속이다. 여기에서는 말 그대로 선박출입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해양경찰청의 전경들이 근무하고 있다. 군복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저희들은 낚시배나 어선, 선박에 승선 인원이 얼마인지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언제 몇 명 타고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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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맛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울릉도는 바다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는 천혜의 장소이다. 그러나 아무리 천혜의 자연이라 하더라도, 유의해야 할 사항은 있다. 울릉도는 가파른 절벽과 깊은 수심으로 특히 안전이 강조되는 곳이다. 그렇기에 강태공을 실어 나르는 낚싯배의 운항은 본섬을 기준으로 3마일 이내 연안으로 한정하고 있다. 운항 시간도 일몰 전 1시간, 일몰 후 1시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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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공들이 가장 선호하는 바다낚시터의 하나는 울릉도이다. 육지와는 조금 멀기는 하지만, 바다낚시터로 울릉도만한 곳도 없다. 그러나 웬만한 여유를 갖지 못하면 울릉도에서 낚시를 즐기기란 쉽지가 않다. 울릉도는 섬 전체가 낚시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낚시하기가 좋은 곳이다. 특히 저동에서는 촛대바위 인근, 내수전 등지에서 많은 강태공을 만날 수 있으며, 죽도나 관음도와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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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는 배를 고치는 조선소가 있다. 저동항의 중간모시개라는 곳이다. 겨울철 문을 닫았던 그곳도, 4월 초순과는 달리 6월의 방문에는 활짝 열려 있었다. 7~8척의 배가 조선소에 수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자신의 배를 수리하고 있는 한 선주는, 울릉도에서 배를 수리할 때에 겪는 편리함과 불편을 이렇게 말한다. “다 장단점이 있어요. 우선 나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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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초, 아직도 바닷물은 차다. 찬 바닷물에 칠순을 훨씬 넘긴 할머니 한 분이 열심히 자맥질을 한다. 할머니 곁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할아버지가 묵묵히 뱃머리를 지키고 있다. “평생을 저동에 살면서 물길질을 했어요. 할아버지가 오징어배를 탈 때에도 틈나는 대로 자맥질을 했죠. 미역이나 소라, 전복, 해삼 등 물 속에 살고 있는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건져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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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수없이 수중다이빙을 해대며 무슨 작업을 하는 보트를 만날 수 있었다. “저희는 항만청에서 발주한 용역 받아 가지고 저동항 물속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은 월파를 많이 해가지고 블록들도 많이 깨지고……. 그런 것을 촬영해 가지고 분석하고 합니다. 주민들이 말씀하시는 데로 중간 중간에 패여 있는 곳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곳을 보강을 하기 위해서 측량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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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동항 에서 내수전 쪽의 선착장에서 만난 김범동(남, 1940년생) 씨는 군 하사관으로 장기근무하다 울릉도에 안착한 사람이다. 그는 30여 년전 배를 타기 위해 울릉도에 들어 왔으나, 배 멀미로 뱃일을 할 수 없어 지금껏 고물상을 운영해 왔다. “10여년 전만 해도 울릉도에서는 오일통 수거율이 20%도 안 됐어요. 그물은 그대로 방치되고 곳곳에 폐기물이 넘쳐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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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서 에어컨이 필요 없는 곳을 말하라면, 성인봉이나 봉래폭포 아래쪽에 위치한 풍혈을 댈 듯하다. 그러나 저동의 사람들은 한결같이 선창가를 가리킨다. 저동마을의 부두에는 2층으로 된 구조물이 있다. 1층은 경매를 하거나 그물 수선, 할복 등을 할 수 있는 작업공간으로 사용하고 있고, 2층은 각종 사무실 또는 식당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저동 주민들이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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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는 무리를 지어서 이동하기에 보통 그물로 잡게 된다. 그러나 울릉도에서는 꽁치를 그물이 아닌 맨손으로 잡는다. 이를 두고 주민들은 손으로 잡은 꽁치라는 의미에서 '손꽁치'라고 이름한다. “혹시 꽁치를 손으로 잡는다는거 아시나요. 거짓말 같죠? 서울에서 직장생활 할 때 팥으로 매주를 쑨다고 해도 믿어주는 친구가 있었는데요. 손으로 꽁치 잡는다고 하니까 안믿는거에요. 거짓말하지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