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 징의 거리제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301175
한자 閑子里澄衣-祭
영어공식명칭 Jingui Religious Ritual on Street in Hanja-ri
이칭/별칭 한자리 징의 산신제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제
지역 전라남도 해남군 황산면 한자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송기태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의례 장소 징의마을 마을회관 앞 - 전라남도 해남군 황산면 한자리 지도보기
성격 민속 의례|동제
의례 시기/일시 정월대보름

[정의]

전라남도 해남군 황산면 한자리 징의마을에서 정월대보름에 마을의 안녕과 가정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며 지내는 마을 제사.

[개설]

해남군 황산면 한자리 징의마을은 매년 정월대보름에 거리제[거릿제]와 헌식제를 지낸다. 정월대보름 새벽에는 마을회관 앞에 각 가정에서 준비한 여러 개의 제상을 놓고 마을의 안녕과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며 거리제를 지내고, 아침이 되면 군고[풍물]을 치며 헌식제를 지낸다. 특별한 제당이나 신격이 없어 거리제라고도 하고, 마을 산을 향해서 제를 지내기 때문에 산신제라고도 한다.

[연원 및 변천]

한자리 징의 거리제의 연원은 알 수 없으나 마을공동체가 오랜 기간 지속해 온 민속 의례이다.

[신당/신체의 형태]

한자리 징의 거리제는 신격이 명확하지 않아 별도의 제당이 없고 마을회관 앞에 가정별로 제상을 차려 놓고 제사를 지낸다. 서남해 일대에서 조상과 무주고혼[자손이나 모셔 줄 사람이 없어서 떠도는 외로운 혼령]을 위령하는 마을 제사로 거리제나 헌식제가 발달하여 있고 제를 지낼 때 가정에서 각각 제상을 준비해 오는 방식을 취하는데, 한자리 징의 거리제도 그러한 전형을 따르고 있다. 축문에 남해용왕과 산신령에게 기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신격을 남해용왕과 산신령으로 볼 수도 있지만, ‘거리제’라는 이름과 제의 형태의 특징으로 보아 조상과 무주고혼이 의례의 대상으로 추정된다.

[절차]

제사는 정월대보름 새벽에 제관이 주관하여 진행하는 거리제와 대보름 아침에 풍물패가 함께 거행하는 헌식제로 구분된다. 새벽에 거리제를 지내고 그 음식을 그대로 두었다가 헌식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전체 의례를 통칭할 때는 거리제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거리제 준비는 제관을 선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마을에서는 제사를 지내기 7일 전에 큰제관, 작은제관 등 제관 두 명을 선출한다. 이들 제관은 엄격하게 금기하는 것은 없으나 대소변 시에는 반드시 목욕 정성을 들여야 한다. 제관으로 선정되면 큰제관 집 문앞에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이 들어간 기(旗)를 세워 깨끗하지 못한 사람들의 출입을 경계한다.

정월 열나흗날이 되면 마을에서 군고를 치는데 밤 열한 시 무렵에 풍물패가 큰제관과 작은제관 집을 찾아 군고를 치며 방문한다. 풍물을 마치면 마을 이장과 큰제관은 영기(令旗)를 준비하여 제장으로 사용되는 마을회관 좌우에 세운다. 영기를 세우는 것은 제사가 시작됨을 알릴 뿐만 아니라, 제장에 잡귀가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영기가 넘어지는 것을 마을에 좋지 못한 것으로 여겨 매우 견고하게 세운다. 마을 어귀에는 X 자형으로 통나무를 세워 외부인의 출입을 삼간다.

제사 준비가 끝나면 자정부터 큰제관과 작은제관은 마을회관 앞 제장에 제상을 차리고 제를 지낸다. 제사는 큰제관과 작은제관이 실시하지만, 제상은 제관들만 준비하는 것이 아니고 마을의 여러 가정에서 상을 준비하여 제장에 차린다. 가정마다 준비하는 상은 모두 자기 가정을 위해서 차린다고 한다. 가정별로 상을 준비하되 조금이라도 깨끗하지 못하다고 여겨지는 집에서는 상을 준비하지 않는다. 차리는 음식은 다양하며, 차리는 상의 수도 해마다 달라 많을 때는 열다섯 상에서 스무 상, 적을 때는 열 상 내외라고 한다. 각 가정은 서로 먼저 도착하여 상을 차리려고 한다. 제사는 엄격한 가운데 진행되며 두 명의 제관 외에는 접근을 일절 금한다. 제상을 준비한 가정도 상을 차리고 나서는 집으로 돌아간다.

제의 순서는 비교적 간단하여, 제관 집의 제상을 중앙에 놓고 일반 가정의 제상은 좌우에 놓는다. 상을 정렬한 후에 바로 제사를 시작한다. 먼저 큰제관이 헌작하고 축문을 읽는다. 그리고 소지를 올리는데 맨 처음 마을을 위한 소지를 올리고, 마을 동장을 위한 소지, 중년·청년·어린이를 위한 소지, 제관을 위한 소지 순으로 진행된다. 소지가 끝나면 술잔을 다시 올리고 제관이 절을 하여 거리제 제사를 마친다.

아침이 되면 풍물패가 헌식제를 지내기 위해 복장을 갖추고 제관댁으로 모인다. 풍물패는 스무 명 남짓으로, 창부 두 명, 깽쇠[꽹과리] 두 명, 징 두 명, 북 두 명, 장구 두 명, 소고 여러 명 등으로 구성된다. 풍물패의 선두에는 창부가 서고 설쇠[상쇠]와 치배들이 그 뒤를 따른다. 헌식제 준비를 마치면 제관을 상징하는 기(旗)를 앞세우고 제장으로 향한다. 오전 열 시 무렵 풍물패가 제장에 도착하여 군고를 치며 절을 두 번 하고 헌식한다. 거리제 제관과 창부 두 명이 볏짚을 깔고 제상의 음식을 짚 위에 붓는다. 그리고 짚 위에 부은 제물 중에서 과일이나 마른 음식, 돼지고기 등은 창부가 자루에 담는다.

헌식제를 마치면 풍물패는 군고를 치면서 마을 앞에 있는 짓산[제를 지내는 산]에 올라 한바탕 놀이를 한 후 용왕에게 두 번 절하고 하산한다. 그다음으로는 우물에서 샘굿을 치며 각 가정을 방문하여 마당밟이[지신밟기]를 한다.

[축문]

1986년에 음력 2월 초하루에 진행된 거릿제 축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시에는 마을에 유고가 있어 정월대보름의 제사를 2월 초하루로 변경하였다.

“유세차 병인년 이월 계축 초하루 제관 ○○○ 삼가 고합니다. // 남해용왕님과 산에 산신님께 금년 병인년 한 해도 우리 마을 각 가정이 무사하고 온 주민이 몸 건강하게 하여 주시며 바다에서 일 년 동안 삶을 영위하는 우리 동민들이 아무 사고 없이 도와주시옵고, 고기를 잡는 배들은 모두 만선을 하여서 돌아오게 하여 주시고, 우리 마을 각 가정이 바다에서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살피어 주십사 하고 오늘 이와 같이 각 가정에서 성심성의껏 제수를 마련하여 바치오니 오셔서 많이 흠향하시고 하는 일마다 소원성취하도록 부디 도와주십시오. // 산에 산신님 우리 인간이 무엇을 알겠습니까. 부디 갈 데 못 갈 데 다니다 보면, 또는 할 일 안 할 일 하다 보면 산에 산신님께 노여움을 사게 하는 일이 더러 있었을 것입니다. 그때마다 노여움만 사시지를 말고 병인년 금년에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부디 보살펴 주십시오. // 오늘 이와 같이 각 댁에서 성심성의껏 제수를 마련하여 바치오니 오셔서 많이 흠향하시고 꼭 금번 병인년 한 해에도 각 댁이 행복한 일 년을 보내도록 보살피시어 주십시오. // 남해용왕님과 산에 산신님께서 서로 협심을 하여서 미련한 인간들이 하는 일에 노여움을 사시지 말고 바다에 가면 항시 무사하고, 고기잡이며 해태 사업이 각 가정마다 고루 많이 잡히고 잘되게 하여 주시고, 마을이 날로 새 모습이 되어 잘살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우리 부락 동민들이 무병장수하며 하는 일들이 두루 소원성취하도록 보살펴 주십시오.”

[부대 행사]

한자리 징의 거리제는 유교식 제사와 풍물이 결합되어 있는데, 거리제를 시작으로 풍물을 연행한다. 징의마을을 비롯한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는 풍물을 군고라고 한다. 거리제를 지내기 전부터 군고를 연습하여 손발을 맞추고 거리제를 마친 후 헌식제부터 군고를 친다. 헌식제를 군고로 진행하고, 마을의 짓산에 올라 용왕에게 인사한 후, 하산하여 우물에서 샘굿을 치며 각 가정의 마당밟이를 진행한다. 마당밟이에서는 가정뿐만 아니라 인근 초등학교, 해태[김] 포자 배양장, 조선소, 마을회관 등을 찾아다니며 군고판을 연다. 따라서 한자리 징의 거리제는 신의 가호를 비는 동제이면서 마을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축제로 행해진다고 할 수 있다.

[현황]

2018년 현재 징의마을은 매년 정월대보름날 거리제를 지내고 있다. 2017년에는 AI 파동으로 풍물은 생략하고 상만 차려 간단히 제를 모셨다. 풍물은 마을 노인들과 청년회가 주축이 되어 건실히 전승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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