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301208
한자 大-
영어공식명칭 The Day of the First Full Moon of the Lunar Year|Daeboreum
이칭/별칭 정월보름,정월대보름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전라남도 해남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종오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특기 사항 시기/일시 신라

[정의]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 음력 1월 15일에 행하는 명절 풍속.

[개설]

대보름이란 음력으로 1월 15일, 곧 그해에 처음으로 보름달이 뜨는 날로, 정월보름, 정월대보름 등으로 부른다. 태음력을 사용했던 우리 민족은 이날을 매우 중요하게 여겨 공동체 및 개인이 일 년 동안 안녕과 풍요를 누리기를 기원하면서 다양한 풍속을 행하여 왔다. 보통은 정월 열나흗날 밤부터 행하는 의례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대보름 풍속은 14일과 15일에 행하는 풍속을 모두 아우른다.

[연원 및 변천]

유득공(柳得恭)[1748~1807]이 쓴 『경도잡지(京都雜誌)』를 보면 『동경잡기(東京雜記)』를 인용하여 “신라 소지왕 10년[488] 정월 15일에 왕이 천주사(天柱寺)에 행차하였을 때 까마귀가 날아와 왕을 일깨워 주어 반역을 꾀한 중을 사살한 일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풍속에 보름날 찰밥을 만들어 까마귀에게 먹임으로써 그 은혜를 보답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기록은 정월대보름에 찰밥을 해 먹는 풍속에 대한 유래를 설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록에 따라 정월대보름과 관련된 풍속이 신라 때도 있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지금의 해남에서도 대보름에 찰밥 또는 오곡밥 등 다양한 음식을 장만하여 차례를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풍속]

해남 지역에서는 대보름에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고 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다양한 의례들을 1월 14일부터 15일까지 행하고 있다. 해남 지역에서 행해지는 풍속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보름상차리기

대보름에는 보름차례를 지내는데, 가정의 풍속에 따라 14일 저녁에 지내는 가정과 15일 이른 새벽에 지내는 가정이 있다. 집안의 여인네나 나이든 할머니들이 가택신에게 집안 어른들의 무병장수와 소원성취를 기원하고 농사가 잘되기를 소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날은 차례상도 차려놓는다. 별도로 마루에도 상을 차려놓는데, 이 음식은 동네 어린아이들이 가져다 먹는다. 또한 집 안의 중요한 곳에는 모두 다 불을 켜 놓았다. 이날은 쌀, 보리, 콩, 조, 기장 등의 오곡을 넣고 시루에 쪄서 밥을 하기도 하고, 찹쌀로 밥을 짓기도 한다. 이를 각각 ‘오곡밥’, ‘찰밥’이라고 한다. 이 밥을 해우[김]와 함께 싸서 먹는다. 또한 보름에 나물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여 다양한 나물을 장만한다.

○ 당산제[용왕제]

당산제 또는 용왕제는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행하는 공동체 의례이다. 농촌 지역에서는 풍년(豊年)과 병충해 방지 등을, 어촌 지역에서는 풍어(豐漁)와 해상 사고 방지 등을 주로 기원하며 공동체 구성원들의 건강과 안녕을 함께 기원한다. 해남 지역에는 아직도 많은 지역에서 당산제를 모시고 있다. 당산제는 섣달그믐, 정월 초사흘, 정월보름[열나흗날까지 포함한다], 2월 초하루 등 다양한 시기에 모신다. 과거에 비해 그 규모나 제의 형태 등은 많이 축소되었지만, 공동체와 구성원들을 위해 기원하는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다.

정월대보름 아침 10시에 당산제를 모시는 마산면 맹진리 맹진마을의 당산제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맹진마을은 마을 앞 당산나무에 제를 모신다. 제관은 마을 회의에서 3명을 뽑는데, 제를 모시기 사흘 전부터 술과 여색을 금하며 근신한다. 또한 제를 모시기 사흘 전부터 당산나무에 금줄을 치고 황토를 뿌려 잡귀의 근접을 막는다. 제를 모시는 날이 되면 주민들 모두 정성으로 음식을 준비하고, 마을 주민 모두가 모여 제사상을 차린다. 이때 사용된 제사 비용은 마을 자금으로 충당한다. 제를 모실 때는 10여 명으로 구성된 풍물패가 진행을 돕는다. 제관들이 제를 모시고 나면 마을 사람들이 차례로 술을 따르고 각자의 소원을 빈다. 제가 끝나면 당산나무 주변에서 풍물을 친 후 가가호호를 돌며 마당밟이를 행한다. 이때 받은 쌀과 돈은 마을 기금으로 사용한다.

○ 디딜방아액막이

산이면 대진리의 경우 정월 열나흗날 밤에 디딜방아액막이를 행했는데, 부녀자들이 이웃마을의 디딜방아를 훔쳐다가 마을 앞에 거꾸로 세워 놓고, 그 위에 황토를 묻힌 여자 고쟁이를 씌워 놓는다. 이렇게 하면 마을에 전염병이나 액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디딜방아는 다시 원래의 마을에 돌려주지 않는데, 디딜방아를 잃어버린 마을에서도 자신들의 부주의로 잃어버린 것이기 때문에 찾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 줄다리기

대보름에는 마을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곳이 있다. 산이면 대진리의 경우, 대보름날 아침 마을 주민들이 모여 줄다리기를 한다. 줄은 5~6㎝ 정도의 두께로 고가 있는 두 개를 만든다. 마을 양쪽으로 나눠 줄을 만드는데, 만들어진 줄을 마을 앞으로 가져오면 바로 양쪽 고를 끼워 줄다리기를 행한다. 어느 편이 이겨야 좋다는 믿음은 없다. 현산면 고현리의 경우에는 고가 없는 외줄을 만들어 줄다리기를 행한다. 마을 사람들이 두 편을 나눠 줄다리기를 행하는데, 남녀로 나눈 경우 여자 편이 이겨야 좋다고 여긴다. 줄다리기는 한 해의 풍년을 점치는 방편이기도 하지만 마을 주민들의 힘을 모으고 단결력을 강화하여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힘을 기른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 지신밟기[마당밟이]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대보름에 마당밟이를 한다. 마을의 군고패[풍물패]가 마을 샘이나 당산에 가서 샘굿과 들당산굿을 친다. 그다음에는 가가호호를 돌면서 그 집의 안녕과 무사, 집에 있는 가축의 무병을 기원해 준다. 지신밟기의 순서는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하는 문굿을 시작으로 샘굿, 조왕굿, 철륭굿 등의 순서로 친다. 이때는 포수와 각시 등 여러 잡색이 함께 다닌다.

○ 액맥이[액막이]연날리기

설부터 날리던 연은 보름에 실을 끊어 멀리 날려 보내는데, 이렇게 해야 자신의 액을 모두 날려 버릴 수 있다고 여긴다. 한 해의 모든 액을 연에 실어 날려 보낸다고 해서 이 연을 ‘액맥이연’이라 한다.

○ 불싸움

불싸움은 논둑에 불을 놓아 옆 마을과 불세를 겨루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마을 불길이 남의 마을까지 넘어가거나 오래 타면 이기는 것으로 여긴다. 송지면에서는 마봉리 마봉마을소죽리 소죽마을 간 불싸움이 컸고 송호리 송호마을은 전라남도 완도군 노화읍 내리 어룡도마을과 불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산이면 대진리는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면과 불싸움을 했는데, 어느 쪽에서 보아 더 크게 보이는가를 놓고 겨뤘다고 한다.

샘물대기

정월 열나흗날 밤이나 대보름날 밤에 샘물이 좋거나 수량(水量)이 많기로 유명한 곳의 샘물을 몰래 길어와 자신의 마을 샘에다 붓는 풍습이 있다. 현산면 고현리는 14일 밤에 샘물이 좋다고 하는 이웃 마을 샘물에 가서 이웃 마을 사람들 몰래 그 샘물을 담아 와서 자기 동네 샘에 부었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자기 동네 샘물 맛이 좋아진다고 여긴다.

○ 쥐불놀이

정월 열나흗날 밤이나 대보름날 밤에 동네 아이들이 마을의 논밭에서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깡통에 불을 넣고 돌리다가 불 붙은 깡통을 멀리 던져 논밭을 태운다.

○ 불넘기

정월 열나흗날 밤에 마당에 작은 불을 피워 놓고 나이 수대로 뛰어넘는 ‘불넘기’를 행한다. 뜨거운 불을 뛰어넘음으로써 한 해의 액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여긴다.

○ 유지지세우기

정월 열나흘날 밤에 풍요를 기원하고 까치나 까마귀가 곡식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지지세우기’를 하기도 한다. 유지지는 5~6m 정도의 소나무나 대나무 끝에 짚과 창호지를 매달아 집의 정중앙 처마 끝에 세우는 것을 말하는데, 다른 지역 민속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낟가릿대세우기와 유사하다. 이는 한 해 동안 집안이 건강하고 좋은 일이 많기를 바라는 뜻이다. 유지지는 정월대보름부터 2월 초하룻날까지 세워 놓는다

○ 노두놓기

노두놓기는 작은 개울의 징검돌 사이에 오장치[오쟁이]를 만들어 놓아 두는 것이다. 그 안에는 음식과 돈을 넣어 둔다. 이렇게 하면 한 해 액막이를 할 수 있다고 여긴다.

○ 세 성씨 집안 밥 얻어먹기

보름날 아침에는 아이들을 시켜 세 성씨가 같이 살고 있는 집으로 밥을 얻으러 보낸다. 한 가정에 세 성씨가 같이 있다는 것은 비교적 화목하고 대가족이기 때문에 이런 집의 밥을 얻어먹으면 복을 받는다고 믿었다.

○ 더위팔기

정월대보름에는 아는 사람이 지나가면 불러서 “내다구[내 더위]!”라고 외친다. 먼저 외친 사람이 자신의 더위를 상대방에게 파는 것이다. 이렇게 더위를 먼저 판 사람은 그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한다.

○ 진대끗기

피마자 막대기에 왼새끼로 왼새끼줄을 연결해서 길게 만든다. 왼새끼를 꼴 때는 머리카락을 넣어 꼬기도 한다. 대보름날 새벽에 “진대끗자 작은대끗자.”라고 외치면서 집 안 구석구석과 집을 한 바퀴 돈다. 다 돈 다음에는 막대기를 동구 밖으로 가지고 가서 불태운다. 이 행위는 집 안에 뱀이나 지네 등 몸이 긴 동물들이 범접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 까치밥주기

대보름날에는 까치에게 밥을 준다. 나물류와 함께 찰밥을 그릇에 담고 볏짚 위에 놓아 대문 밖이나 담 위에 올려놓는다. 이렇게 하면 까치가 초가지붕을 해치지 않는다고 한다.

○ 잠안자기

대보름에는 잠을 안 자는 풍습이 있다. 이는 대보름날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해서 저녁에 달맞이를 하거나 쥐불놀이, 횃불싸움 등을 하면서 밤을 지새운다.

○ 부럼깨물기와 무먹기

부럼은 대보름날에 깨물어 먹는 땅콩, 호두, 잣, 밤, 은행 따위의 딱딱한 열매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대보름 새벽에는 부럼을 깨물면서 일 년 내내 무탈하고 건강하기를 기원하였다. 아울러 한 해 동안 무사태평하라는 의미로 무를 한 쪽 먹는다.

○ 소밥주기

대보름 아침에 장만한 음식들을 소에게도 준다. 밥이나 음식 대신에 곡식을 놓기도 하는데, 소가 먼저 먹는 곡식을 보고 그해에 어떤 곡식이 풍년이 들지 예지해 볼 수 있다.

○ 농사점치기

대보름에 비가 오면 보리농사에 나쁘다고 여겼다. 또한 대보름날 밤에 달이 뜨는 자리와 빛깔, 달의 형체 등을 보아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쳤다. 대보름날 아침에 동이 터 오는 것을 보고도 점을 쳤다. 달이 지고 얼마간 어두컴컴했다가 날이 밝으면 그해의 농사는 풍년이 된다. 반면, 달이 지면서 날이 새거나, 달이 아직 지지도 않았는데 날이 새면 그해 농사는 흉년이 든다고 여긴다.

○ 갯벌훔치기

해남의 어촌 지역에서는 갯벌훔치기를 행한다. 대보름날 아침에 갯벌이 좋아 어패류가 잘 자라는 다른 사람 갯벌 흙을 몰래 훔쳐 와 자기 갯벌에 붙인다. 이렇게 하면 자기 갯벌도 풍요로워진다고 여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해남 지역에서는 대보름에 다양한 의례나 놀이 등을 행한다. 이는 풍년과 공동체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마음을 보름달에 투영한 것들이다. 당산제나 줄다리기, 마당밟이 등을 통하여 공동체 전체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였고, 더위팔기나 부럼깨물기, 무먹기 등을 통하여 개인의 건강을 기원하였다. 소밥주기나 농사점치기 등을 통해 한 해의 풍흉을 미리 점쳐 보기도 하였다. 또한 다양한 놀이를 통해 한 해 동안의 무탈과 건강을 기원하였다. 이러한 행위들은 오늘날 많이 약화되긴 하였지만, 아직도 일정 정도는 여러 산신제와 당산제, 용왕제라든지, 대보름맞이풍물놀이, 대보름행사 등 마을 단위 행사로 현행되고 있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