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301216
한자 秋夕
영어공식명칭 Korean Thanksgiving Day|Chuseok
이칭/별칭 한가위,한가우,가웃날,가배,중추일,중추가절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전라남도 해남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종오

[정의]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 매년 음력 8월 15일에 행하는 명절 풍속.

[개설]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는 음력 8월 15일을 ‘추석’, ‘한가위’, ‘한가우’, ‘가웃날’ 등으로 부른다. 추석설날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2대 명절이다. 추석이 되면 객지에 나간 가족들이 모두 귀향하여 가족, 친지들과 함께 정담을 나누고 추석 차례를 준비한다.

[연원 및 변천]

추석 풍속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보면 신라 제3대 유리왕 때 도읍의 부녀자들이 두 패로 나누어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길쌈을 하였는데, 마지막 날에 그 공적의 많고 적음을 헤아려 진 편이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노래와 춤, 그리고 온갖 놀이를 행하였으며 그것을 가배(嘉俳)라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이달 15일을 우리나라 풍속에서 추석 또는 가위[嘉俳]라고 한다. 신라 때부터 있던 풍속으로 시골 농촌에서는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명절로 삼는데, 그것은 새 곡식이 이미 익었고 가을 농작물을 추수할 때가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도 “중추일을 ‘가배’라고 칭한 것은 신라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달에 만물이 성숙하고 또 중추가절이라고 칭하므로 민간에서는 제일 중히 여긴다.”라거나 “이날 아무리 궁벽한 시골의 가난한 집이라도 으레 모두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먹는다. 안주나 과일도 분수에 넘치게 가득 차린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들을 통해 볼 때 삼국시대 초기에도 추석을 큰 명절로 삼고 있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추석은 농사가 잘 지어지게 해 준 것을 감사하는 농공감사일(農功感謝日)이자 송편을 빚어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중요한 명절로, 해남 지역에서도 추석날 송편 등 각종 음식을 장만하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행하는 풍속이 여전히 전하여 오고 있다.

[풍속]

해남 지역에서는 추석을 쇠고자 집 안 곳곳을 청소하고,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마을 주변을 청소하기도 한다. 게다가 조상들의 묘소를 둘러보며 벌초를 한다. 해남 지역의 추석 풍속을 간략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차례·성묘

추석에는 어느 가정에서나 차례를 올린다. 각종 과일들과 음식들을 장만하여 제를 모시는데, 올려심리[올벼신미, 그해 제철보다 일찍 여문 벼의 쌀을 맛보는 것]를 해 밥을 짓는 경우도 있다. 산이면 대진리에서는 추석날 송편과 백설기를 만들어 먹는다. 송편은 솔잎을 깔고 찌는데, 팥이나 깨를 속에 넣는다. 술은 각 가정에서 청주를 빚어 올렸는데, 지금은 가게에서 파는 술을 사다가 올린다.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고 나면 조상의 묘소를 찾아 성묘를 한다. 송지면 통호리에서는 14일 밤에 상을 차려 놓는다. 상에는 떡과 술을 올리는데, 떡은 송편과 시루떡이고 술은 집에서 빚은 청주를 올린다. 15일 아침 일찍 차례를 모시고 나서 성묘를 다녀온다.

○ 배고사지내기

송지면 통호리에서는 이날 배고사를 지낸다. 설날정월대보름, 그리고 추석에는 배를 가지고 있는 집에서 배고사를 모신다. 상은 14일 해가 지기 전에 배 위에 차린다. 배가 물에 떠 있어 배 위에 상을 차릴 수 없을 경우에는 배를 묶어 두는 ‘벌이말뚝’ 옆에 상을 차린다. 상에 차린 음식은 제가 끝난 후 조금씩 떼어 종이에 싸서 근처 해변 가에 묻어둔다.

○ 지앙오가리쌀갈아주기

옛날부터 해남 지역에서는 출산과 관련하여 조그마한 오가리[항아리]에 쌀을 가득 담은 ‘지앙오가리’를 장만하여 가신(家神)으로 대청에 모셔 두는 집이 많았다. 해마다 가을에 새로 곡식을 걷으면 이 지앙오가리의 곡식을 갈아 담는다. 지앙오가리에 새로 담을 쌀은 잘 손질하여 햇볕에 말린 것을 사용하며, 마을 내에 초상이나 출산이 없는 깨끗한 날에 손(損)을 가려 새 곡식을 오가리에 채운다.

○ 추석달마중

추석에도 정월대보름 때와 비슷하게 달마중을 한다. 추석날 저녁 달이 뜰 무렵 달마중을 나오는데, 떠오르는 달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보려고 산에 오르는 사람도 있다. 이날 다른 사람보다 먼저 떠오르는 달을 보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한다.

○ 농사점보기

추석날 비가 내리면 흉년이 든다고 믿으며 특히 이듬해의 보리농사가 흉작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음력 8월 14일 저녁 날씨로 농사점을 보기도 한다. 14일 저녁에 구름이 많이 끼면 보리농사가 풍작이 될 것으로 믿은 반면에, 떠 있는 구름덩이가 너무 많거나 혹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으면 그해 보리농사가 흉할 것으로 예측한다.

○ 밀물보기

어촌에서는 추석날 드는 바닷물의 많고 적음을 보고 그해 어업의 좋고 나쁨을 예측한다. 이날 밀물의 양이 평상시보다 많으면 많을수록 어업이 잘되는 것으로 여긴다.

○ 중로(中路)보기

시집간 여자들이 친정 식구들과 미리 만날 것을 약속하여 양가 중간쯤 되는 곳에서 만나는 것을 ‘중로보기’ 혹은 ‘반보기’라 한다. 그런데 이 중로보기 풍속은 다정한 친구들끼리 만나 정담을 나누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현산면 고현리에서는 추석날 다른 마을 처녀들과 고현리 마을 처녀들이 한마을에 모여서 놀았다. 이것은 9월 중구에도 행하는데, 이때는 다른 마을[상대편 마을]로 가서 모여 논다.

○ 놀이

추석 명절에는 일을 하지 않고 약 2, 3일간을 쉰다. 명절 기분에서 술과 고기 등을 먹고 즐기는데, 이때 마을에서는 줄다리기나 풍물놀이을 하기도 한다. 추석에 하는 놀이로는 남자들의 경우 씨름, 윷놀이, 화투 등이 있고, 여자들의 경우 강강술래, 춘향각시놀이, 둥덩이놀이, 달맞이, 중노보기 등이 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오곡이 풍성하고 온갖 과일가 익어 가장 풍성한 시절에 맞이하는 추석은 추수감사절의 성격을 띠는 명절이다. 그렇기에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한다. 또한 각종 음식을 장만해 먹고 노는데, 농사를 지으면서 고생한 자신들을 위로하는 성격도 함께 보인다. 해남 지역 역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산업화 등으로 말미암아 생활환경이 급격히 바뀌어 가고 있지만, 추석은 지금도 설날과 함께 가장 큰 명절로 여겨지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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