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서울특별시 구로구에서 부녀자들이 집과 가정의 수호를 위해 여러 신(神)을 모시는 제의.

[개설]

가신(家神)은 집을 단위로 하는 가족의 번창을 돕고 액운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신들로서, 집 안 곳곳에 상주하여 외부에서 들어오는 위험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고 행운을 준다고 믿는다. 가신신앙은 구로구 지역의 부녀자들이 집안을 보살펴 준다고 믿는 성주·조왕신·터주 등 가택의 여러 신에게 지내는 민간신앙이다. 이를 가정신앙이라고도 한다.

[가신신앙의 특징]

가신신앙이란 마을 공동체 구성원의 대동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을 제사와는 달리 집안의 안녕과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개별적이고 독자적 성격의 신앙을 말한다. 마을의 공동 제의 중에서 당제는 마을의 남자가 중심이 되어 제의를 진행하는데 비해 가정의 굿 또는 가신제에서는 여자가 중심이 된다. 특히 그 집안의 주부가 중심이 되어 진행하면서 전승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가신의 종류와 내용]

중요한 가신으로는 성주신, 조상신, 삼신, 조왕신, 터주신 등이 있다. 가신은 대체로 한 집안의 가족과 가정을 돌보아 주는 선신(善神)들이지만 변소에 거처하는 측신(廁神)은 성격이 고약하여 화를 잘 내기 때문에 두려워하기도 한다. 구로구 오류동 주민 한운교[여, 73]는 부엌 한쪽 구석에 조왕신 항아리를 모시고 있는데, 시어머니가 모시던 신을 물려받은 것이다. 지금도 집안에 큰 일이 있거나 식구들이 병이 났을 때에는 조왕신에게 기도를 드린다.

1. 성주신

집안에서 제일 높은 최고신으로 가정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신이다. 이 신은 집을 새로 지었을 때 모시는데, 집의 중심이 되는 대청마루의 안쪽 한 구석이나 상기둥의 상부에 모신다.

2. 조상신

전통적으로 조상을 숭배하던 흔적으로, 유교 의식과는 다르다. 이 신이 있는 자리는 안방의 윗목 벽 밑인데 신체는 단지·독·주머니 등으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제일(祭日)은 일정치 않으나 보통 정월 대보름, 유월 유두, 칠월 칠석, 팔월 보름[추석] 등 명절이 되고 형식은 신체 앞에 음식을 차려 놓는다.

3. 삼신

삼신은 아이를 점지해 주는 일을 한다. 삼은 태(胎)의 순 우리말로서, 이 신의 자리는 안방의 아랫목 시렁 위인데 특별한 신체는 없고 마음속으로 위하는 경우이다.

4. 조왕신

조왕신은 본래 불의 신으로, 이 신의 기능은 삼신과 함께 육아의 기능이 있으면서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하늘의 옥황상제께 고하는 임무를 맡았다. 조왕신이 있는 자리는 부엌 부뚜막 뒤인데 이곳에 정화수 한 사발을 매일 아침 갈아주는 것으로 의례를 표현한다.

5. 터주신

택지신(宅地神)이다. 터주는 집터를 맡아보면서 집안의 액운을 걷어 주고 재복을 주는 신이다. 터주는 집의 뒤뜰 장독대 옆에 터주가리로 만들어 모신다. 터주가리는 서너 되 들이의 옹기나 질그릇 단지에 벼를 담고 뚜껑을 덮은 다음 그 위에 짚으로 엮어서 원추형 모양의 주저리를 만들어 덮은 것이다. 이 터주가리에는 매년 햇벼가 날 때마다 갈아 넣는데, 이때 갈아낸 묵은 벼는 남을 주지 않고 가족들이 먹어야 한다. 남을 주면 복이 나가기 때문이다.

6. 기타

장독대에는 철융신이 있어 간장과 된장을 보살펴 주고, 우물에는 정신이 있어서 물을 마르지 않게 해준다. 마구간에는 우마신이 있어 소와 말의 번식을 돌보아 주고, 대문간에는 수문신이 있어서 액살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 주며, 변소에는 측간신이 있어서 살을 걷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