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개맥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301387
한자 海南-
영어공식명칭 Haenam Gaemaegi
이칭/별칭 해남 철개맥이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남도 해남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종오

[정의]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고랑을 이동식 그물로 막아 물고기를 잡던 어로 방식.

[개설]

일반적으로 개맥이[개막이]는 해안가에 ‘말장’ 혹은 ‘마장’이라 부르는 나무를 반(半)타원형으로 박고 그 밑바닥에 그물 일부를 묻어 고정해 두었다가 만조 직전에 묻지 않고 남아 있는 그물을 들어 올려 말장에 고정해 물이 다 빠질 무렵 고기를 잡는 방법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는 이렇게 고정된 말장과 그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물때에 맞춰 말장과 그물을 옮겨 가며 개맥이 방식으로 고기를 잡는 방식이 전하여 왔다. 이 방식도 ‘개맥이’라 부르며, 때로는 납이 달린 그물을 사용한다고 하여 ‘철개맥이’라고도 한다. 개맥이 또는 철개맥이는 만조 때에 말장을 배에 싣고 가서 갯벌에 박는 즉시 뒤따르는 그물배가 말장에 그물을 설치하여 잡는 방식이다. 이때 사용하는 그물에는 밑부분에 납이 달려 있기 때문에 그물 윗줄을 말장에 걸고 나서 내리면 그물이 바닥으로 내려가게 되어 고기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연원 및 변천]

2002년에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에 살던 박현준[1932년생]에 의하면 해남의 철개맥이 방식은 자신의 아버지가 처음 고안하였다고 하며, 그 뒤로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하였다고 한다. 해남의 개맥이는 1960년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갯벌을 이용한 패류 양식의 증가와 각 마을의 해안 관리가 강화되면서 점차 쇠퇴하였다. 이후 기계배가 도입되며 중단되어 현재는 전하지 않는다.

[어로방식]

1. 어로 시기

일반적인 개맥이가 연안의 갯고랑에 고정식으로 그물을 쳐서 고기를 잡는 방법이라면, 해남 개맥이는 여러 개창[바닷가]을 옮겨 다니며 고기를 잡는 이동식 그물이다. 썰물 때 설치하여 밀물 때 들어온 고기를 잡는다는 점에서 함정 어구류에 속한다. 주로 봄가을에 왕성하게 활동하고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작업하지 않는다. 음력 삼월부터 시월까지 사리 물때를 이용하여 한 달에 두 번씩 출항한다. 특히 시월 시제를 앞두고 고깃값이 좋기 때문에 이때 집중적으로 어로 활동을 하였다. 한겨울에는 수온이 낮아 고기가 깊은 곳으로 빠져 버리기 때문에 개맥이의 주무대인 인근 해역에서는 많이 어획할 수 없다. 또한 겨울철은 날씨도 좋지 않아 휴식기를 가진다.

2. 그물 준비

해남 개맥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물이다. 하나의 개창을 막으려면 어마어마한 양의 그물이 필요한데, 배 위로 끌어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기에 그물이 상하기 쉽다. 바람이 불거나 바다 사정이 좋지 않으면 제때 수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잦아 바닷물에 젖어 찢어지는 일도 자주 발생하였다. 과거에는 무명실로 만든 그물을 이용하였는데 그 값이 매우 비쌌다. 그물은 주로 부산에서 가져다가 조달하였으며 길이는 보통 3~4㎞로 여러 폭의 그물을 연결하여 만들었다. 개창의 규모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넉넉히 준비한다. 그물은 한 사리마다 참솔나무 껍질을 우린 물에 담가 삶는데, 이를 두고 ‘갈물 들인다.’라고 한다. 바다에 나가지 않는 조금[조수가 가장 낮은 때를 이르는 말로, 대개 매월 음력 7, 8일과 22, 23일에 있다] 물때를 이용하여 어부들이 그물을 삶고 이를 모래사장에 널어 말린다. 그물이 마르면 찢어진 부분을 손보고 그물 밑굽에 납을 달아 출항 전 배에 싣는다. 면사 그물에 갈물을 들이면 썩지 않고 그물의 강도가 높아진다.

3. 선단 구성과 수익 분배

개맥이 선단은 보통 15~18명으로 구성된다. 모선 한 척, 그물배 두세 척, 마장배 세 척 정도가 동시에 출항한다. 모선은 사공이 타고 있으며, 숙식을 제공하면서 작업의 전체 과정을 지휘한다. 마장배는 개맥이 그물을 설치하기 위해 말장을 박기 위한 작업 배이다. 한 배의 일꾼은 세 명이며, 물이 들었을 때 배를 타고 가면서 일꾼들은 개펄에 말장을 찍어 박는다. 일꾼 세 명은 각기 말장을 들고, 잡고, 박는 일을 분업하여 행한다. 그물배는 두 척으로 네 명이 탄다. 각기 그물의 웃살을 잡아 주는 사람과 그물을 말장에 잡아매는 사람으로 나뉜다. 그물은 홑망으로 말장에 연결해 설치한다. 작업이 끝나면 즉시 말장과 그물을 철거하여 다른 곳으로 옮겨가 다시 개맥이를 행한다. 그물의 총 길이는 보통 3~4㎞인데, 여러 폭의 그물을 연결해서 만든다. 이 그물 중에는 ‘후쿠로(ふくろ)’라고 하는 고기잡이 통이 달린 것이 있는데, 한 개맥이에 대여섯 개 정도 배치된다.

선발대는 다음에 작업하기로 예정된 바다에 미리 보내어 상황을 점검하고 준비하는 배이다. 선발대는 갯고랑을 표시해 두는데, 그물을 내릴 때 고기가 집중되는 곳, 또는 밑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을 잘 단속하기 위해서이다. 선발대가 표시한 다음 물이 들면 작업대가 와서 그물을 설치하고 고기를 잡는다.

임금은 한 사리씩 계산하여 배가 마을로 돌아오면 즉시 지급하였다. 선상에서 먹은 부식 값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3:7로 나누어 분배하였다. 모든 장비를 준비한 선주가 7을 가져가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3이 분배된다. 이 3을 다시 일꾼들이 1/n으로 나눠 갖는데, 사공은 일반적으로 두 몫을 가져간다.

4. 주요 어종 및 판매

해남의 개맥이는 바닷물이 많이 들고 많이 빠지는 사리사리[음력 보름과 그믐 무렵에 밀물이 가장 높은 때] 물때를 이용하여 출항한다. 수온에 따라 드는 고기가 달라 계절마다 가는 개창이 다른데, 주로 전라남도 서남해안 지역이다. 봄·가을에는 해남, 강진[마량] 방면으로 이동하고 여름·겨울에는 진도, 완도[노화·보길·청산·신지·약산·고금], 신안 등 도서 지역을 끼고 돈다. 추석 즈음에는 무안·영광 방면에서 서대나 가자미, 조기 등을 잡았다. 특히 강진에서는 가숭어가 많이 잡혔고, 해남에서는 참숭어, 보리숭어, 새우, 장어 등을 잡는다.

개맥이는 먼저 개창에 당도하여 말장을 박는 선단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었다. 한 선단이 먼저 개창에 들어가 있으면 다른 개막이 선단이 오다가도 뱃길을 돌려 다른 곳으로 떠난다.

개맥이 선단을 따라다니며 고기를 받는 중선배에 넘기거나 중선배에 판매하고도 남을 만큼 많이 잡은 경우에는 배에서 직접 손질하여 염장하였다. 이때 사용하는 소금은 가까운 해남 송지면 가차리의 염전에서 가져다가 이용하였는데, 간수를 빼지 않은 소금으로 염장하면 고기에서 쓴맛이 나기 때문에 미리 주문하여 간수를 빼 두었다. 염장한 고기는 마을에 당도하여 다시 간독에 옮겨 담고 창고에 저장하였다가 판매하였다. 송지장에 내다팔거나 마을을 직접 찾아온 인근 지역의 상인들에게 판매하였다.

5. 출항 고사

한 해의 해남 개맥이 첫 출항일에는 돼지를 잡아 배고사를 모셨다. 아침 일찍 선원들이 모여 갯가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돼지를 잡는다. 돼지머리를 올리고 상을 차린 뒤 선주가 앞서 “무사하게 사고 없이 돌아올 수 있도록 용왕님께 빕니다.”라고 고하고 절한다. 이어 사공과 일꾼들이 술을 따르고 절한다. 고사를 모신 후에는 삶은 돼지 몸통과 김치 등을 차려 놓고 모든 선원이 갑판 위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뱃고사를 지낼 때 여자들이 오면 부정(不淨) 탄다 하여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였다. 물이 들어올 때 고사를 준비하기 시작하여 만조일 때 모든 제의를 마친다.

[현재적 의미]

해남 지역에서 이루어졌던 철개맥이 방식은 고정된 일반적인 개맥이와는 달리 납이 달린 그물을 사용하고 이동을 통해 개맥이를 행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그렇지만 1960년대부터 패류 양식의 증가와 해안 관리가 강화되면서 점차 쇠퇴하였고, 현재는 전하지 않는다.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전통 어법을 변형시켜 적용하였다는 점에서 지역성과 희소성을 갖는 중요한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철개맥이는 중단되었지만 지금도 해남 지역에서는 고정식 개맥이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기도 하고, 일반인들이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든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황산면 산소어촌체험마을북평면 오산어촌체험마을로, 그곳에는 맨손고기잡이, 개맥이체험, 짱뚱어낚시, 꼬막캐기 등 독특한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거리들이 많이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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