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301217
한자 重九
이칭/별칭 중양절,중광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전라남도 해남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종오

[정의]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 음력 9월 9일에 행하는 풍속.

[개설]

중구(重九)는 세시 명절의 하나로, 음력 9월 9일을 일컫는다. 민속에서 중구는 양수인 홀수 9가 겹치는 날이어서 길한 날로 여겨 왔다. ‘중양절’ 또는 ‘중광’이라고도 한다. 특히 해남 지역에서 중구는 삼짇날 찾아왔던 제비가 다시 강남으로 돌아가는 날이라고 한다.

[연원 및 변천]

중구 또는 중양절은 중국에서 유래한 명절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 전기 세종 때 중구를 명절로 공인하여 늙은 대신들을 위한 잔치인 기로연(耆老宴) 연회 날을 추석에서 중구로 옮겼으며, 또 중양절에 특별히 과거를 실시하여 이날을 기리기도 하였다. 『열양세시기(列陽歲時記)』에 보면 “세종 임금 때 우의정 유관(柳寬)이 당나라와 송나라의 고사를 본받아 삼월삼짇날과 구월 중양일을 영절(令節)로 하여 대소 신료들에게 명승지를 택하여 유람하고 즐기게 함으로써 태평한 기상을 나타내기를 청하니 임금이 이를 허락하였다. 그러나 중엽 이후로 여러 차례 난리를 겪으면서 이 풍속은 쇠퇴하였다. 옛일을 좋아하는 많은 사대부는 중양일에 등고(登高)하여 시를 지으며 즐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이날 노란 국화 꽃잎을 따다가 국화찹쌀떡을 만드는데, 방법은 삼월삼짇날의 진달래떡을 만드는 방법과 같다. 또 이름도 화전(花煎)이라고 한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날 국화로 떡을 해 먹었던 풍속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풍습]

해남 지역에서는 중구에 떡을 하고 성주에게 상을 차리는 집이 있다고 한다. 송지면 통호리에서는 간단하게 음식을 장만하여 상을 차리는데, 특별한 놀이 없이 평소와 같게 생활한다고 한다.

중구는 깨끗한 날이라 하여 연고자가 없거나 떠돌다가 죽은 임자 없는 무덤에 제사를 모셔 주기도 한다. 산이면 대진리에서는 이날 무덤이 헐었거나 떼[잔디]가 부족할 때 떼를 다시 입히는 개사초(改莎草)를 행하기도 한다. 송지면 소죽마을에서는 이날 마을 당산제를 모시는데, 중구 전날 마을 샘에 금줄을 치고 집 앞에는 황토를 깔며, 중구날 새벽이 되면 당산나무 앞에 음식을 차려놓고 제를 모신다.

현산면 고현리에서는 ‘중로(中路)보기’라고 하여 추석날 마을 처녀들이 다른 마을 처녀들과 한마을에 모여서 노는 풍습이 전하고 있는데, 9월 중구에도 이를 행한다. 다만 중구 때는 추석에 모였던 마을의 상대편 마을에 가서 모여 논다.

또한 “중양절이 되면 모기 입이 비틀어져 없어진다.”라는 속설도 있는데, 현산면 고현리에서는 중구 날에 모기가 없어진다고 여기며 이날 모기가 없어지면서 큰애기[처녀]들을 물어뜯고 간다는 말이 전한다.

중구에 해 먹는 음식으로는 화채, 과일, 국화주, 국화전, 호박고지시루떡 등이 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중구는 추수 때문에 바쁜 철이기도 하지만, 국화가 만개하고 단풍이 드는 철이기도 하다. 또한 중구 날에 시제를 모시는 집안도 있는데, 이때가 되어야 햇곡을 마련할 수 있었으므로 첫 수확물을 조상에게 드린다는 의미도 지닌다. 지금은 중구와 관련된 명절 인식이 희미해져 가는 실정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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