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맛본 울릉도 음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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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내장탕 오징어의 내장을 넣고 맑게 끊인 탕이다. 희고 부드러운 건더기는 실제 내장 중 어느 장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한 부위인 듯 그 식감이나 맛이 생선의 곤이와 비슷하다. 다만 뒤에 감도는 약간 텁텁한 쓴 맛이 곤이와 같은 단백질 덩어리가 아니라 체액이 섞여 있는 진짜 내장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꽤 특이한 맛임에는 틀림없는데 요리법은 너무 무난한 것 같다. 오지어 내장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무와 파 등을 넣어 끓인 생선국과 차이가 없게 느껴진다.
반건조 오징어 사진에서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오징어말리는 모습이 보이는데 본인이 구입한 오징어는 첫 번째 사진처럼 몸통(사람들이 흔히 머리라고 생각하는)을 꿰뚫지 않고 몸을 접어서 말리는 방법을 쓰고 있었다(오징어 입장에서는 철봉위에서 운동하듯이 몸을 반으로 굽히고 있는 것이 머리를 꿰뚫린 채 십자가형을 당하듯이 매달려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판매하시는 분의 설명으로는 울릉도의 햇빛 때문에 맛의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일단 짠 맛이 너무 강하지 않다. 사진에서 오징어를 찢었을 때 나타나는 단면이 보여주듯 구운 상태에서도 속살이 촉촉하게 느껴질 정도로 수분이 남아 있는 상태로 건조되어, 생오징어처럼 물컹하거나 완전히 마른 오징어처럼 딱딱하지 않게 적당한 식감이 느껴진다.
호박빵
경주 황남빵과 비슷한데 소는 팥앙금이 아닌 호박앙금이다. 팥앙금의 달착지근한 맛이 아니라 약간은 혀뿌리에 살짝 걸리는 듯한 약간 쓴 맛이 묘하게 여운처럼 남는다. 일반적인 만쥬 계통의 과자들이 그 단 맛 때문에 쓴 맛의 녹차와 잘 어울리는 데 반해 이 빵은 오히려 그 기품있는 쓴 맛 때문에 단 맛의 커피와 잘 어울린다.
더덕주스
유일하게 맛본 울릉도의 길거리음식이다. 더덕을 잔뿌리를 소다수와 함께 갈아 만든 듯한데 더덕의 함량은 차치하고 일단 그 맛은 쓴 맛이 제거된, 하지만 더덕의 향은 적당히 남아 있는, 청량음료로는 꽤 괜찮은 맛이라고 할 수 있다.
홍합밥 홍합을 넣고 지은 밥에 김과 양념장을 넣어 먹는 음식이다. 예전에 유행했던 콩나물밥에서 홍합을 뺀 것 같은 느낌인데 실제 맛은 복어탕집 복어를 먹고 남은 국물에 볶은 밥과 비슷한 맛이 난다. 밥 자체의 맛은 좋은 편이지만 들어 있는 홍합의 맛을 즐기기에는 솔직히 좀 모자라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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