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 서산에 은거하였던 문신.

[가계]

본관은 의령(宜寧). 자는 운로(雲路), 호는 약천(藥泉) 또는 미재(美齋). 조선 개국 공신 남재(南在)의 후손으로, 할아버지는 남식(南烒)이고 아버지는 현령을 지낸 남일성(南一星)이며, 어머니는 안동 권씨로 권박(權瞨)의 딸이다.

[활동 사항]

남구만(南九萬)[1629~1711]은 충청남도 홍성군 갈산면 와리에서 태어났으며, 송준길(宋浚吉)의 문하에서 공부하였다. 1651년(효종 2) 진사시에 합격한 후 벼슬길에 올라 여러 관직을 거쳤다. 1679년(숙종 5) 서인(西人)으로서 남인(南人)인 윤휴(尹鑴), 허견(許堅) 등을 탄핵하였다가 남해로 유배되었다. 이듬해 경신환국(庚申換局)으로 남인이 실각하자 복관되어 도승지·부제학·대사간 등을 지냈다. 1687년(숙종 13) 영의정이 되었으나 1689년(숙종 15)의 기사환국(己巳換局)으로 남인이 득세하면서 다시 강릉에 유배되었다.

5년 후인 1694년(숙종 20) 풀려나 영의정에 올랐다. 1701년(숙종 27) 희빈 장씨(禧嬪張氏)를 중벌해야 한다는 노론에 반대하여 가벼운 벌을 청하는 상소를 올렸으나 숙종이 받아들이지 않자 벼슬을 내놓고 낙향하였다. 후에 다시 정계에 나가 부침을 거듭하다가 1707년(숙종 33) 관직에서 완전히 물러나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갔다. 이처럼 남구만은 당시 정치 운영의 중심인물로서 국정 전반에 걸쳐 경륜을 폈을 뿐만 아니라, 문장과 서화에도 뛰어났다. 또한 국내외를 다니면서 쓴 기행문과 우리 역사에 대한 고증도 남기고 있다.

남구만은 서산에 은거하면서 곳곳에 행적을 남겼다. 서산시 해미면 산수리 수원동(水源洞)에 그의 유허비가 있다. 비석은 거칠게 다듬은 장방형 화강석으로, 정면에 ‘약천남선생휘구만영당유허 조종호근식(藥泉南先生諱九萬影堂遺虛趙鍾灝謹識)’이라고 새겨져 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남구만이 서산에 잠시 유배되었을 때 이곳에 초막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이때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에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던 전주 이씨 가문의 오위도총부경력(五衛都摠府經歷) 이택(李澤)과 깊이 사귀어 그의 아버지 이진백(李震白)이 죽자 1708년(숙종 34) 묘비명을 지었다.

[학문과 저술]

저서로 『약천집(藥泉集)』과 『주역참동계주(周易參同契註)』가 있다. 널리 알려진 ‘동창이 밝았느냐’로 시작하는 시조가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전한다.

[묘소]

묘소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초부리에 있다.

[상훈과 추모]

남구만은 숙종 대에 묘정(廟廷)에 배향된 이후, 강릉의 신석서원(申石書院), 함경북도 종성의 종산서원, 함경북도 무산의 향사(鄕祠) 등에 제향되었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서산과 관련하여서는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의 사전권고 편에 “충청도 해미○○ 영당(影堂) 임진년(壬辰年) 봉안(奉安)”이라는 기록이 있으나 구체적인 내력을 확인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