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어휘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301334
한자 飮食語彙
영어공식명칭 Food Vocabulary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남도 해남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정성경

[정의]

전라남도 해남군에 사는 토박이가 전통적으로 사용하였던 음식에 관련한 어휘.

[개설]

음식 어휘는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 사용하는 음식과 관련한 어휘인데, 주식과 부식, 반찬과 별식, 부엌과 그릇으로 나누어 기술한다. ‘[ ]’ 안의 표기는 표준어, ‘[ ]’ 왼쪽에는 해남 지역어를 한글 맞춤법 방식으로 적는다.

[주식과 별식 관련 어휘]

1. 주식 관련 어휘

너른 평야가 있는 해남 지역에서는 가을걷이가 끝나면 ‘쌀밥’을 먹고, 여름이 가까워지면 ‘보리밥’을 먹는다. 여기에 ‘서숙[조]’이나 ‘줄콩[강낭콩]’을 넣어 ‘서숙밥[조밥]’이나 ‘줄콩밥[강낭콩밥]’을 먹기도 한다. 보온 밥솥이 흔하지 않던 시기에는 밥을 많이 하면 영락없이 다음 끼니에는 ‘식은 밥[찬밥]’을 먹어야 하지만 손님이 온다면 대접을 하기 위하여 다시 ‘따순 밥[더운밥]’을 한다. 밥이 솥에 누르면 살살 걷어 낸 ‘누룽지’는 훌륭한 간식거리이다. 반면에 ‘누룽지’에 물을 붓고 끓인 ‘눈밥[눌은밥]’은 식사용으로 먹는다. 이때 나오는 ‘숭님[숭늉]’은 훌륭한 입가심거리이다.

2. 별식 관련 어휘

‘갱죽’은 ‘채소류를 넣고 멀겋게 끓인 죽’인데, 해남 지역에서는 주로 무청이나 배춧잎 등을 말린 ‘실가리[시래기]’, ‘시라리[시래기]’를 넣어 끓인 ‘실가리죽[갱죽]’이나 ‘시라리죽[갱죽]’을 먹는다. 또 ‘밀가리[밀가루]’를 ‘뽀사서[빻아서]’ ‘수제비’나 ‘칼국수’를 끓여 먹기도 한다. 비 오는 날에는 ‘부친기[부침개]’를 먹는데, 해남 지역에서는 특이하게도 이것을 ‘문지’라고도 부른다. 명절에는 절기에 맞는 음식을 해 먹는데, 설에는 ‘떡국떡[가래떡]’을 해서 ‘떡국’을 ‘끼레 먹고[끓여먹고]’ 추석에는 ‘셍펜[송편]’을 ‘맨들어[만들어]’ 먹는다. ‘팥’은 ‘폿’으로 실현된다. 그래서 ‘팥죽, 팥고물’ 등은 해남 지역에서 ‘폿죽’, ‘폿고물’로 쓴다. ‘폿죽’에는 ‘쌀가리[쌀가루]’를 반죽하여 만든 ‘새알[새알심]’이 들어간다.

[반찬과 그 외 재료 관련 어휘]

1. 반찬 관련 어휘

반찬은 특별히 먹는 반찬과 일상적으로 먹는 변변치 않은 반찬으로 구분한다. 특별할 것 없는 반찬을 ‘건건이’라고 하는데, 해남 지역에서는 ‘건개’라고 한다. 여름 반찬은 주로 ‘푸성귀’를 먹는데, 해남에서는 ‘푸젱가리’라고 부른다. ‘김장’, ‘김치’ 등은 구개음화하여 ‘짐장’, ‘짐치’로 발음된다. ‘짐장’이나 ‘김치’는 ‘담은다[담근다]’고 하거나 ‘비빈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쪼각지’라고 부르는 ‘깍두기’와 ‘물김치’라고 부르는 ‘나박김치’는 상에 자주 오르는 반찬이다. ‘오이지’는 ‘외짠지’라고 한다. 나물도 많이 먹는데, ‘콩노물[콩나물]’, ‘녹두노물[숙주나물]’이 대표적이고 이외에도 ‘꼬사리[고사리]’, ‘버섭[버섯]’, ‘도랏[도라지]’ 등을 ‘노물[나물]’로 만들어 먹는다.

2. 그 외 재료 관련 어휘

‘두부’는 ‘뚜부’, ‘양념’은 ‘양님’이다. ‘식혜’는 엿기름을 길러 만드는데 ‘엿지름’이라고 한다. ‘짐장’, ‘짐치’처럼 구개음화가 나타난다. ‘엿지름’이나 ‘콩노물’은 키운다고 할 때는 ‘지룬다’고 한다. 간장은 ‘장’이고 밥을 싸서 먹는 ‘김’은 ‘해우’라고 부른다. 음식의 ‘건더기’는 ‘건지’, 국물은 ‘몰국’이라고 한다.

[부엌과 그릇 관련 어휘]

1. ‘부엌’과 ‘아궁이’

해남 지역에서는 ‘부엌’을 ‘정지’라 한다. ‘정지’는 한자어 ‘정주(鼎廚)’에서 유래한 것인데, 표준어는 순우리말을 쓰고 해남 지역어는 한자어를 쓰는 것이 특이하다. ‘아궁이’는 ‘부삭’ 또는 ‘부샄’인데 ‘부삭’, ‘부샄’은 어원적으로 ‘부엌’과 같은 말이다. 표준어는 ‘부엌’이 요리하는 공간 전체를 나타내는 의미로 변하였지만, 해남 지역에서는 부엌의 한 부분인 ‘아궁이’만을 가리킨다.

2. ‘뚜껑’ 관련 어휘

‘뚜껑’은 ‘뚜벙’또는 ‘뚜겅’이라고 한다. 그래서 ‘장독 뚜껑’은 ‘장깡 뚜겅’이라고 한다. ‘솥뚜껑’은 ‘소두랑’, ‘주발 뚜껑’은 ‘보께’ 또는 ‘보께 뚜벙’이라고 하여 구분한다.

3. 그 밖의 부엌과 그릇 관련 어휘

‘그릇’을 ‘그륵’, 보시기는 ‘보세기’ 또는 ‘중발’이라 하고, ‘종지’는 ‘종제기’라고 한다. ‘뚝배기’는 ‘툭배기’, ‘이남박’은 ‘저박지’, ‘바가지’는 ‘쪽박’이라 한다.

[의의와 평가]

해남 지역어는 전라남도의 서부 방언에 속하며 음식 어휘 역시 전남의 다른 지역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다만 ‘부침개’를 ‘부친기’라고도 하지만 전혀 다른 어형인 ‘문지’라고도 하는 점이 특이하다. 또 ‘시래기’가 ‘ㄱ’의 유무에 따라 ‘실가리’, ‘시라리’ 형태로 모두 나타나는 점도 특이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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