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남도 해남에서 활동한 여류화가.

[가계]

배정례(裵貞禮)[1916~2006]의 본관은 경주(慶州)이며, 호는 숙당(淑堂)이다.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군수 등을 역임한 관료이자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선한 화가 진재(晋齋) 배석린(裵錫麟)이다. 남편은 해남 출신 박기배(朴祺培)이다.

[활동 사항]

배정례는 1916년 충청북도 영동에서 태어났으며, 1935년 박기배와 결혼한 후 일본으로 유학하였다. 가와바타화학교[川端畵學校] 동양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미술전문학교에 입학하였으나 남편 박기배가 조선총독부에 취직하면서 중간에 학업을 그만두고 귀국하였다. 1940년 조선미술전람회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하였고, 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의 낙청헌화실 문하생 모임인 후소회에 1943년부터 참가하였다.

배정례는 1947년 혜화동에 여자동양화연구소를 열어 후학을 양성하며 개인전을 활발하게 개최하였다. 1954년 화신백화점화랑, 1958년 동화백화점화랑, 1973년 부산화랑, 1976년과 1979년 해송화랑, 1994년 운현궁미술관 등 개인전이 총 16회에 달하였다. 특히 ‘미인도’를 주로 그렸는데, 치밀한 세필 묘사와 화려한 색채 사용에 의한 인물 묘사, 그리고 현실을 그대로 옮긴 듯한 배경 처리를 통해 인물에 생동감을 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배정례는 1983년 남편이 죽자 해남으로 낙향하였고, 10여 년 동안 해남군 삼산면 신흥리에서 창작 활동을 하며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하였다. 또한 해남 여류다인회를 결성하여 묵화를 가르쳤으며, 기념관을 세우고 숙당장학회 등을 만들기도 하였다. 1992년에는 딸이 살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로 거처를 옮겼으며, 2006년 1월 23일 사망하였다.

[저술 및 작품]

배정례는 「봄」, 「여인도」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특히 미인도를 주로 그렸으며, 미인도의 대가로 평가받는다. 저서로는 『미인도 한 폭에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1994]가 있다.

[상훈과 추모]

배정례는 천경자, 박래향, 이현옥과 함께 한국 4대 여류화가로 꼽힌다. 2012년 6월 8일부터 16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특별전 ‘내 마음속의 미인도’가 개최되어 배정례의 대표적인 미인도와 산수화, 화조도 100여 점을 비롯해 유물과 사진 등이 전시되었다.